2019년 02월 15일
2019 안나푸르나 서킷
0. 
2018년 추석.
필리핀으로 서핑투어를 떠나는날, 공항 가기전 친구들과의 저녁식사  자리.
친구중 누군가가 안나푸르나 서킷을 갈 예정이고 자신은 이미 표를 구입 했다고 한것이 발단.
기간은 2019년 1월 25일부터 2월 10일
베시시하르 - 차메 - 피상 - 마낭 - 캉사르 - 틸리초BC - 아크카를카 - 토롱페디 - 토롱라 - 묵티나트 - 좀솜
을 지나는 코스

1. 
서핑투어를 마치고, 해당 일정표를 받았을때만 해도 갈수 있는 상황이 될지 몰라 건성으로 미팅 진행
왜냐하면 
a. 회사는 바쁜 상황이고 휴가기간중 업무 백업 해줄 사람이 없음.
b. 부러져서 두번이나 수술을 받은 오른발목에 등산화를 열흘 넘게 신는것은 무리.
c. 안나푸르나 서킷 구간은 영상 15도 부터 영하 15도까지의 일교차가 매일 반복하는곳. 
    과연 인슐린과 혈당 측정기가 버틸 수 있을까.
c.-1 . 스키장에가서 혈당측정기와 인슐린이 얼어붙은 적이 있었음.
c-2. 한시간에서 두시간짜리 등산은 지난 십년간 1000번이 넘게 해 봤지만, 
새벽부터 시작하여 하루종일 해본적은 임상검증이 되지 않아 애매한 상황.
c-3. 개인적으로 휴가는 바다를 가는것을 선호하지 한국의 추운 겨울을 피해서 
네팔의 존나 추운 겨울로 휴가를 간다고??? 하는 생각이 지배적임.
d. 친구들과 동행도 좋지만 아무래도 혼자 다니는게 익숙함. 특히나 식사후에는 휴가중에도 항상 운동을 해야 해서.

2.
갈지 말지 망설이다가 회사업무 백업해줄 사람을 찾았고, 
대한항공 직항으로 2장남은 표를 구매한게 작년 12월.
어찌되었건 티켓구입을 했다는건 가겠다는 의미.
일행은 남자세명 여자 두명으로 총 5명.

3.
1월 23일부터 밤새 일하고 24일 퇴근하여 짐정리.
25일 오전에 집에서 100리터짜리 카고백하나와 20리터 백팩을 들고 인천공항으로 출발.

4.
25일 저녁에 카트만두에 도착하여 미리 예약한 숙소에 짐 던져놓고
술술술
어차피 서킷 올라가면 술이랑은 멀어질테니.

5.
26일 새벽에 일어나 카트만두 버스정류장으로 이동.
배시시하르로 가는 로컬 밴을 타고 약 6시간 정도를 이동.
건기의 네팔에는 하루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음.
설마 이게 눈으로 바뀌진 않겠지.

오후에 배시시하르 도착하여 포카라에서 넘어온 가이드와 포터 네명과 합류
일정이 길지 않은 관계로 현지 여행사에 퍼밋, 팀스, 가이드, 포터를 미리 예약했었음.

총 열명의 인원이 베시시하르에서 차메로 지프를 타고 넘어가야 하는데
두가지 문제가 발생.
a. 눈때문에 길이 막혀 차메까지 차로 갈 수 없는 상황.
-> 일단 차로 갈 수 있는 곳까지  최대한 가기로 함.
b. 지프는 5~6인승이고 뒤에 짐칸이 딸린 형태였는데, 현지인들이 한차에 10명을 못탄다면서 우리측 가이드를 방해하기 시작.
-> 지프 2대를 강권하는것이 아마도 돈을 더 벌기 위함일텐데,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가이드/포터들을 차 안에 태우고 가는것이 인간적이라 생각하여 수긍함. 
     회비는 넉넉하고 아직도 월급은 들어오니까.
해발 8163미터의 위용을 자랑하는 마나술루 1봉을 전방에 놓고
차가 최대한 들어 갈 수 있는 마을인 다라파니에 도착하니 이미 저녁.
약 3시간을 쿠션없는 지프 뒷자리에서 흔들렸더니 비명이 나올지경.
그래 어차피 내일부터 못마시니
술술술

6. 
27일 일찍 일어나 눈에 젖은 진흙탕길을 두어시간 올라가니
눈밭이 펼쳐짐.
진행속도가 도저히 나오지 않음.
스패츠, 아이젠을 착용 하려했으나
설마 오늘부터 필요하겠나 싶어 포터의 등짐에 넣어놓은건 크나큰 실수.
일행중 여성 1명 퍼짐.

일단 가까운 롯지에 들려 점심을 먹으며 휴식.
식사후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고 올라갈 준비를 한 후,
올라가는길을 보니 올라가는 사람은 한팀도 없고, 유럽팀과 인도팀이 하나씩 내려오고 있음.

롯지 주인 할아버지가 우리의 대화를 듣더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차메는 눈이 허벅지까지, 
마낭은 눈이 가슴팍까지 쌓여있을거라는 제스츄어를 취해줌.

올라가느냐 마느냐를 고민하다가
결국 안나푸르나 서킷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으로 변경하고 일단 내려가기로 결정.
아침에 나왔던 롯지까지 약 3시간을 걸쳐 내려와
다시 지프를 타고 배시시하르까지 이동.
돌아오는 길역시 심각한 수준의 흔들림을 자랑하는 지프에서 시달렸더니 속이 꾸륵거림.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중에 까스를 살짝 살포하였는데,
5분 후 엉덩이가 척척해졌음을 느낌.

엉덩이의 찝찝함과 변의, 불편함을 참고 배시시하르에 복귀하여 낡은 숙소에 체크인.
따순물은 나오지 않아 샤워는 포기.
일행들은 술을 마시고, 나는 엉덩이로 술을 싸기;; 시작.
대충 7번의 설사 - 라기보다는 진짜 맹물 - 와 딱딱한 변을 번갈아 가며 보았음.
아무래도 흔들거리는 지프안에서 내 몸뚱아리가 원심 분리기가 되어 변에서 물을 분리한것 같음.
항문이 매콤;;한것이 아무래도 치질이 도진것 같은 불길한 예감과 함께 겨우 잠이 듦.

7.
28일. 밴을 빌려 포카라로 이동.
우리는 이미 퍼밋과 팀스에 In/Out 도장을 받은 상태라 새로 받아야 한다고 함.
안타깝지만 퍼밋을 다시 신청하고 내일 다시 올라갈 수 있는지를 확인하였는데
눈으로 길이 막혀 올라 갈 수 없다는 대답.
여기저기서 정보를 얻으며 하루 제낌.
술술술.
아직 장이 온전치 않아 많이 마시지 못함.

8.
내일이면 올라갈 수 있을거라는 소식을 듣고
포카라에서 배를 타거나, 비지비 레스토랑에 들려 빈둥거림.
한식당에서 늘어져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 어디에선가 이쁘장하게 생긴 여성분이 지나감.
말을 안걸고 그냥 지나보내면 후회할거 같아 쫒아가서 설레바리를 친 다음 동석함.
채식주의자에게 닭도리탕을 권유하였음.

9.
트래킹 시작.
지프 2대에 가이드와 포터, 우리 일행 5명. 총 10명이 나누어 타고
이동. 15년전과는 달리 꽤나 깊숙한 곳까지 차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렸음에 놀람.
촘롱 도착하여 오랜지색으로 물드는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를 감상.
저녁으로 닭백숙 시킴. 한국돈으로 4만원.
그걸로 5명이 배불리 먹음.
ABC 트래킹 코스에 밥이 이렇게 잘나오는것에 다시 놀람.
예전에는 촘롱까지 3일 걸려서 온것 같은데, 이제는 하루만에 도달.

10.
뱀부를 지나 도반까지 왔으나 한국인 단체 트레커가 숙소를 아도;쳐서 자리가 없었음.
어퍼도반으로 이동하여 허름한 숙소에 도착.
허름하지만 엄청 뜨거운 물이 나오는 숙소라 샤워를 했더니 샤워장이 습식 사우나처럼 되었음.
고산병 예방차원에서 술은 적당하게 양주로 한컵;을 마심.

11.
MBC 초입에 이르자 눈이 꽤 쌓여있음.
올라가는 속도가 더뎌지고 나만 일행과 떨어저 가고 있음에 슬슬 고산병이 오는 느낌이 왔음.
겨우겨우 MBC 에 도착하자 고산병이 심각해짐.
하루 600미터 이상을 올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루만에 1300미터 정도 고도를 올린듯.
일행중 3명은 고산병 예방약인 다이아막스를 먹었고, 나와 다른 1명은 그냥 버텨보기로 했는데
나만 고산병이 왔음. 저녁 5시경 고산병에 도움이 된다는 갈릭스프를 먹었으나 차도 없음.
난생처음 비아그라를 먹음.
설명서에는 침대에 가기 1시간 전에 먹으라 되어 있었으니 1시간정도 지나면 약효가 들거라는 희망찬 생각을 하였음.
2시간이 지나도 잦이도; 두통도 아무 변화 없음.
식사도 못했는데 이제는 구토까지 쏠림.
심각한 상태.
밤새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두통과 구토에 시달림.
침낭안에 넣어놓은 핫팩이 인슐린과 맞닿아서 인슐린이 뎁혀짐.
안나푸르나고 나발이고, 아침에 해가 뜨자마자 내려가기로 결심함.

12. 
아침이 되어도 여전히 두통에 시달림.
일행에게 데우랄리로 내려가겠다 알리고 짐을 챙겨 나와 작별인사를 하려는 순간
머리가 하나도 아프지 않음을 느낌.
ABC 로 이동.
여전히 호흡은 곤란하였으나, 두통과 구토는 사라짐.
ABC 도착.
15년전 추억을 되살려봄.

13.
하산길.
MBC 거쳐 다시 데우랄리로 이동.
데우랄리에서 하루 자기로 함.
한국인, 중국인 트레커로 숙소가 미어 터짐.
잘곳이 모잘라서 숙소 식당에서 포터들과 같이 잠.

14.
촘롱까지 이동하는길에 구름다리에서 일행 한명이 날뛰던 말발굽에 발이 밟힘.
촘롱 도착.
카고백에 들어 있던 음식중 일부를 쥐색기가 맛봤다는 사실을 알고 개에게 줌.
맥주와 로컬 술인 락시를 마시고 뻗음.

15.
전날 술처먹고 일행들에게 큰 실수를 한걸 알고 사과를 함.
이미 엎질러진 물.
산밑으로 내려와, 지프를 타고 포카라로 이동.
포카라 한식당 한촌으로 와서 삼겹살 먹음.
갑자기 설사 시작.
전날 사고친것도 있고 설사도 하고 해서 혼자 방으로 돌아와
설사하다 맥주마시다를 반복함.
지쳐 잠듦.

16.
낮에는 비행기로 카트만두로 이동할 계획.
전날 밤에 따놓기만 하고 마시지 않은 맥주가 있음을 발견하고 8시부터 마시기 시작.
한두병으로 시작한 맥주가 무려 10병을 넘어감.
비행기로 카트만두 도착.
숙소 도착하자 마자 만취하여 뻗음.
새벽에 일어났으나 마실것도 먹을것도 없음.

17.
일행중 1명이 핸드폰이 고장나 고치러 시내 방황.
120불정도를 내고 LCD 와 후면부를 교체.
로컬술인 퉁바를 마심.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건 좀 입맛에 맛지 않는듯.
저녁에는 한식당에가서 맥주와 소주를 좀 마심.

18.
히말라야 커피를 좀 사고,
라시 맛집에서 라시를 한잔 마심.
돌아오는 길에 오도바이에 발이 밟히는 일이 발생.
대충 넘어가고 숙소로 돌아옮.
한국행 비행기 탑승.
네팔 ABC 트래킹 끗.
by 꼭사슴 | 2019/02/15 13:54 | NEPAL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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