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5월 11일
마닐라 - 마닐라 어게인.
휴가 출발 당일.
여행은 짐쌀때가 가장 즐거운데, 회사에 출근하여 일단 오늘 일을 하고 저녁비행기를 타야하는 관계로
새벽에 일어나 급하게 짐을 꾸리는게 즐겁지만은 않다.
아침은 그저 늘어지게 느것한것이 좋은데 말야.

회사일을 대충 마무리 해 놓고
당분간 운동을 못할테니 미칠듯한 속도로
100 burpee-pullups 를 하고
보드람 통닭으로 이동.
당분간 보드람에 못 올테니
저녁식사로 닭 2조각과 맥주 석잔을 미칠듯한 속도로 마신 후 인천공항으로 출발.

원래 이번 여행의 계획은
팔라완지역의 푸에르토 프린세사 부터 시작하여
육로로 팔라완 북부까지 이동.
거기서 배로 부수앙가섬으로 이동할 계획.
부수앙가에서 비행기로 마닐라로 돌아간 후

다바오 북부의 까미귄섬과 카가얀 데 오로 라는 이름의 도시를 방문하는것인데,

전체적으로는 이런 그림이다.
그러나 푸에르토 프린사세에서 팔라완 북부로 버스 10시간;
거기서 배로 또 ;;;;
이렇게 이동하기에는 시간도 너무 짧고 힘들것 같아서
푸에르토 프린세사로 가는 비행기표는 핫;하게 화형식을 해버리고(프로모션티켓이라 취소 불가)
부수앙가로 바로 들어갔다 나오기로 계획을 변경.


맥주석잔에 기분좋게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발권을 하니
KTX 티켓마냥 허접한거 한장 주면서 하는 말은 늘 그렇듯이
'시간되면 문 닫고 출발해버리니 절대 늦지 마세요'
걱정마시오. 나 비행기같은거 놓칠사람이 아니올시다.
그리고 내가 뭐 면세점에서 놀게 있나 살게 있나.

존나 쿨하게 면세점을 지나가는 멋진 남자는
쿨하지 못하게 술과 담배파는 곳에서 존나 머뭇머뭇
그래. 뜨거운 심장이 뛰는 핫가이가 어찌 쿨할 수 있겠나.
담배 두보루;를 사서 나오다가
아아, 이건아니지 나는 이번 여행이 끝나면 담배와는 안녕할 남자인데,
하며 한보루를 다시 환불 받고
비행기에 탑승.

마닐라에 도착해서 택시로 말라테 지역으로 이동.
필리핀의 택시비는 비싼편이 아니라도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인데,
그래도 새벽이기도 하고, 놀고 있는 이시간에도 월급은 적립되고 있으니 택시가 좋지.

숙소에 바로 가방던져 놓고
내가 좋아하는 노천바로 가서 앉아있으니 역시나 언니들이 나에게 추근덕거린다.


아아, 역시 나는 동남아에서 통하는 얼굴인가. 잠시 착각.
개인적으로 성매매 찬성론자 이기는 하지만, 내가 매매에 참가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결정적으로 이 언니들은 내 취향이 아니라서 패스.
혼자 앉아 있는데, 자꾸 말걸어줘서 심심하지 않게 해주는건 고마운데,
야. 나 진짜 혼자 좀 있고 싶으니 돌아가라.
보내면 또 하나 새로 오고, 보내면 또 하나 새로 오고 난리도 아니다.

이제는 아주 내 테이블에 앉아서 내가 시켜놓은 술까지 축내고 있으니 숙소로 갈 마음을 먹고 일어서는데
같이 따라온다. 야 나 도미토리라서 니랑 같이 잘수도 없으니 이제 돌아가라.
라고 하니 잠시 같이 걷자고 따라온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자기 친구들 소개해줬으니 200페소만 달라고 하네?
싫어.
그러자 100페소로 가격을 낮춘다.
이봐라 이 여인네야. 내가 뭐라도 샀;어야, 혹은 쌌;어야 돈을 내지.
숙소로 돌아오니 한가롭다.
조용하게 한잔 더 하고 여행 첫날 마무리.
여행첫날은 첫날인데, 자고 일어나도 여행 첫날이라 행복하다.



말라테에 위치한 프랜들리 게스트하우스의 아침 모습은 이렇다.
내가 좀 일찍 일어난거긴 하지만, 얘들이 어디서 놀다온건지 새벽에 들어와 점심때까지 퍼 잔다.

이렇게 헐벗고 주무시니 나야 볼게 많아서 좋긴 한데, 이봐요 아가씨 그렇게 자면 모기가 물걸요?
그러고 보니 이런 사진 찍는게 범죄의 범주에 속하는거 아닌가 고민되네.
얼굴이 안나왔으니 괜찮지 않을까요;;

말라테의 아침 풍경은 평화롭기는 하고, 부수앙가로 떠나는 비행기 시간까지는 넉넉하다.

그리고 아침의 평화로움은 여기에 맥주를 더할때 완성되는거죠.
산미구엘 슈퍼드라이. 아주 좋아요.
게다가 안주로는 갈릭피넛. 이거 진짜 좋아요.
아침식대 대신하는 맥주라니 너무 행복하고 진짜 좋아요.

작년에 쓰던 모자와 가방을 어제 아침에 그대로 들고 나왔더니 모자에서 퀴퀴한 냄새가;;

그리고 자꾸 길에서 나 만나면 돈 달라고 따라다니는데,
내 신발 꼬라지 봐라. 니들이 내 신발 살돈 도와줘야하지 않겠냐.

생각난김에 쇼핑몰에 들려 신발가격을 대충 알아보니 5000페소가 좀 넘는다.
뭐냐 이거, 한국에서 사는것이 더 싸겠다.
비행기 시간인 3시 5분까지는 시간이 충분하니
맥주를 잔뜩 사들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된장남은 브런치를 즐깁니다.

열두시반. 이제 슬슬 출발해볼까.
짐을 챙겨 숙소앞 도로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국제공항으로 출발.
충분히 일찍 출발했으니까 별 걱정없다.
차가 엄청 막히거나, 택시가 퍼지지만 않으면 전혀 문제 없다.



그런데 , 그것이 실제로 벌어지고 말았;;
누군가 와서 뒤에서 밀어 갓길(뭐 일단 그런게 있다 치자)로 보내주더라.
와. 여기에 좋은 놈도 있긴 있구나. 하고 생각하는데, 택시기사로부터 20페소 받아 챙겨가더라.
다른 택시로 갈아타고 공항으로 이동.
공항에 2시 20분까지 도착했어야 했는데, 18분 늦어버렸다.
데스크 문 닫았다고 절대안된다고 하더라.
내가 타고 갈 비행기가 아직 출발도 안했는데,
게다가 연착할거면서 이색기들이 절대 안들여보내 준단다.
아 억울해.
rebook 하라고 해서 창구로 갔더니 이번에는 queueing ticket 을 받아오랜다.
존나게 억울해하며 내순서까지 기다렸더니 노란 티켓을 받아와야한단다.
택시 고장나서 늦게와서 비행기 놓쳤다고 말하니 내가 존나 불쌍해 보였는지 처리해주겠단다.
그런데 23일까지 full booking 이라며 안된다네?
아 오늘이 19일인데?
아 진짜 어짜라고? 안갈순 없자너?
그냥 마닐라에서 술만 존나게 마시면서 일주일 보내라고?
다른 항공사 알아봤더니 6000페소. 우리돈으로 18만원정도.
시발 18분 늦었는데 18만원이라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가야지. 그런데 오늘 출발하는건 또 없다고 하니.
내일 출발하는걸로 티켓을 발권하고 다시 말라테로 빠꾸.

그리고 다시 맥주로 늦은 점심식사를 대신합니다.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자하나가 다가오더니 영어로 어디서 왔느냐 물어보길래
저 한국사람입니다. 라고 한국어로 대답하니
한국사람인거 티나느냐 물어본다.
하하 저도 한국사람인것 같아서 물어보신거 아닌가요?

쇼핑몰에서 저녁식사를 같이하고 숙소로 돌아와 무료로 제공하는 탄두아이를 잔뜩 마시다
숙소앞 노천바인 랑데뷰로 이동.

거기서 마시다가 옆테이블의 여자 둘 꼬셔서 합석하는데 성공.
옆의 형님에게 이쁜이를 붙여주고 걔들 먹던거 내가 계산 다 하고,
2차가서 또 내가 다 계산.
아무리 내가 취하면 돈을 좀 쓰는 편이라지만
2차는 자기가 좀 내지 말야. 21살짜리 붙여줬다고 그렇게 헤벌레 하고 있기만 하고
돈은 하나도 안쓰면 쓰나.
결국 인출한 10000페소와, 환전한 50불, 원래 가지고 있던 1000페소 가량을 다 써버렸다.
내일은 오전 11시 20분 비행기.
늦지 않게 서둘러 가야지.
by 꼭사슴 | 2013/05/11 20:40 | PHILIPPINES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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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ㅂㅂㅇㅂ at 2013/05/28 14:14
인터넷에 떠도는 필리핀 괴담은 꼭사슴님에겐 남의 나라 이야기 같군요.
여행기 잘 읽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꼭사슴 at 2013/05/28 21:45
올해초에는 저도 험한 꼴을 한번 당했지 뭡니까.
그러고보니 작년에도 가볍게 한번.
곧 여행기로 올리겠죠.
Commented by at 2017/01/26 15:12
님 개발자셨음? 대박! 저도 개발자를 꿈꾸는 컴공 4학년!!! 반갑습니다!!!
Commented by 꼭사슴 at 2017/02/06 18:28
뭘 꿈까지 꾸고 그럽니까. 어차피 나중에는 치킨집 창업으로 귀결될텐데.
라고 꿈을 짓밟고 싶으나,
학생때 열심히 공부하세요.
특히 DB 랑 OS 공부 많이 해 놓으세요.
가급적이면 대학원 나온 뒤 대기업으로 가세요.
대기업중에서도 금융권으로 가세요.

15년 넘게 C/C++ on Unix/Linux 개발자로 살다가 작년 여름부터 코딩 손놓고 살면서
내가 과연 이짓; 안하면 뭐 먹고 사나. 하고 고민했던게 몇개월 전.
여전히 밥은 잘 먹고 살고 있으며, 반찬도 작년이랑 비교해서 그럭저럭 비슷하게 먹고 살고 있군요.
코딩 대신에 DB 설계, 제안서 장표질 등등으로 먹고 살 길은 꽤 많더군요.
Commented by 개발꿈나무 at 2017/07/20 00:22
대학원은 안가고 바로 취업하려구여~ db설계라면 테이블 구성등을 말씀하시는건가여? 제안서 장표질은 무슨 말씀이신지... 현업가면 다 알 수 있는것들인가요?ㅎㅎ os는 리눅스 공부하고있는데 도대체가 윈도우랑 너무 다르다보니까 손이 자주 안가네요. 설정방법을 공부해야하는데 a를 하려고하면 b가나오고 b공부하면 c가 나오는 상황ㅎㅎㅎㅎㅎㅎ
Commented by 꼭사슴 at 2017/07/20 16:24
교과서 위주로 열심히 하셔야;
Commented by 개발꿈나무 at 2017/07/23 21:06
이런젠장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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